휴대용 선풍기 판매페이지를 열면 ‘100단’, ‘급속 냉각’, ‘4000mAh’, ‘최대 12시간’ 같은 숫자가 쏟아집니다. 그런데 두 제품을 나란히 놓고 보면 어느 쪽 배터리가 더 오래 가는지조차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한쪽은 mAh로, 다른 쪽은 Wh로 적어 두었기 때문이죠. 이 글은 2026년 7월 쿠팡 판매페이지에 표기된 내용을 기준으로 6개 제품을 모아, 그 숫자들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휴대용 선풍기 고르는 법을 정리한 것입니다. 직접 써 본 후기가 아니라 표기를 해석한 글이라는 점을 먼저 밝혀 둡니다.

6종 판매페이지 표기 한눈에 보기
| 제품 | 모델 | 배터리 | 풍속 | 모터 | 그 밖의 표기 |
|---|---|---|---|---|---|
| 디에스가추몰 100단 아이스 핸디 | WX638 (옵션 중 하나) | – | 100단 | – | 상품명에 ‘아이스’ |
| 알리사 100단 아이스 터보 MAX | APF01 | – | 100단 | BLDC | 정격 5V·7.5W, 출시 2025-04 |
| 누아트 에어릿 프로 쿨 맥스 | HANDY FAN_M57 | – | 100단 | – | 최대 사용 12시간 |
| PERFFIER 미니 무선 손선풍기 | – | 4000mAh | 5단계 | BLDC | LED 잔량 표시, 탁상 겸용 |
| PLEIGO 휴대용 선풍기 | F37 | 4000mAh | 5단 | BLDC | LED 잔량 표시, 저소음 |
| 알리사 급속 냉각 무선 선풍기 | GXZ-F31 | 7.4Wh | – | BLDC | 출시 2024-04 |
mAh와 Wh, 단위부터 맞춰야 비교가 됩니다
표를 보면 PERFFIER와 PLEIGO는 4000mAh, 알리사 GXZ-F31은 7.4Wh로 적혀 있습니다. 4000과 7.4는 그대로는 비교할 수 없지만, 휴대용 기기에 흔히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공칭 전압 3.7V를 기준으로 바꾸면 4000mAh는 약 14.8Wh, 7.4Wh는 약 2000mAh가 됩니다. 단순 계산으로 4000mAh 제품의 배터리가 두 배쯤 크다는 뜻입니다. 다만 셀 전압은 제품마다 다를 수 있으니, 본체 라벨이나 상세페이지에 Wh 값이 따로 있다면 그 숫자를 우선하세요.

‘최대 12시간’은 가장 약한 바람 기준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용시간도 같은 방식으로 따져 볼 수 있습니다. 알리사 APF01에는 정격 5V, 7.5W가 적혀 있는데, 최고 단계에서 7.5W를 쓴다고 가정하면 14.8Wh 배터리로도 이론상 2시간 안팎이고, 변환 손실까지 생각하면 그보다 짧습니다. 그래서 ‘최대 12시간’ 같은 표기는 대부분 가장 낮은 단계에서 잰 값으로 보는 게 안전합니다. 출퇴근길에 중간 이상 바람으로 쓸 생각이라면 표기 시간보다 훨씬 짧게 잡고 고르는 편이 실망이 적습니다.

100단, 냉각, BLDC를 걸러 읽는 법
‘100단’은 바람 세기를 100단계로 잘게 나눴다는 뜻이지 5단 제품보다 바람이 세다는 뜻이 아닙니다. 최대 풍속(m/s)이나 풍량 수치가 없다면 단계 수만으로는 세기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아이스’, ‘급속 냉각’, ‘에어컨’ 같은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제품은 보통 피부에 닿는 금속 판을 차갑게 만드는 방식이라 주변 공기를 식히는 에어컨과는 원리가 다르고, 냉각 기능을 켜면 배터리도 그만큼 빨리 닳습니다. 반면 BLDC 모터는 소음과 수명 면에서 유리한 편이라, 이번 6종 중 4종이 표기했을 만큼 이제는 기본 사양에 가깝습니다.
상품명보다 ‘상품정보 제공고시’를 먼저 보세요
판매페이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정보는 화려한 상세 이미지가 아니라 페이지 아래쪽의 상품정보 제공고시 표입니다. 모델명, 정격전압과 소비전력, 출시년월, KC 인증 여부처럼 판매자가 의무로 채워야 하는 항목이 여기에 모여 있습니다. 고시 표에 KC 인증번호가 있다면 제품안전정보센터(safetykorea.kr)에서 실제로 등록된 번호인지 조회해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름이 비슷한 알리사 두 제품의 출시년월이 2024년 4월과 2025년 4월로 1년 차이가 났습니다. 디에스가추몰 제품처럼 옵션마다 모델명이 다르게 뜨는 경우도 있으니, 결제 전 내가 고른 옵션의 모델명이 고시 표와 같은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휴대용 선풍기는 몇만 원짜리 소품이라 숫자를 꼼꼼히 읽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위를 맞춰 보고, 사용시간 표기의 조건을 의심하고, 고시 표를 한 번 열어 보는 것만으로 같은 돈으로 더 오래 쓰는 제품을 고를 수 있습니다. 내년 여름을 미리 준비한다면 이 세 가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여름 침구도 함께 바꿀 계획이라면 냉감이불 고르는 법도 참고해 보세요.